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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NC백화점 천장균열을 보며Issue & Opinion 2023. 1. 18. 14:11
몇일 전 천장에 금이 갔는데 영업을 계속한 백화점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건축사로서 바라본 뉴스 속 백화점 건물안전에 대한 의견을 밝힙니다.
균열은 어디에 발생했는지가 건물구조안전에 중요
우선 사진으로 보았을때 마감재인 천장 석고보드에 균열이 발생했습니다.
건물은 노후로 인해서 언제든지 균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균열이 어디에 발생하는지에 따라 건물의 안전에 큰 문제가 있는지, 아닌지 판단이 중요합니다.
이번 성남 백화점 천장의 균열은 마감재인 석고보드의 균열입니다. 그 자체로는 건축물의 구조적인 안전에 큰 문제가 있다고 할 순 없지만, 그 원인을 살펴봐야 합니다. 만약, 기둥과 보 등 건물 구조물이 뒤틀리면서 그 힘으로 석고보드가 찌그러져서 균열이 생긴거라면 건물 안전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즉시 그 주변의 천장 속을 확인해서 구조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 필요합니다.
건물구조의 문제였으면 더 많은 징후들이 있었을 것.
건축물 구조의 문제였고 석고보드가 저렇게 균열이 생길정도면 구조체는 더 심한 변형이 있었을 것이고, 더 많은 사전 징후가 있었을 것 입니다. (진동과 크게 부러지고 터지는 듯한 소음 등) 그런 것들이 없었다면 석고보드 자체의 하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설1 : 목재천장틀 또는 고정철물(피스) 노후화
석고보드는 천장에 경량구조물을 설치하고(주로 목재) 그 위에 피스를 박아서 고정합니다. 벽지마감때는 1겹, 도장마감때는 평활도와 이음매처리가 중요하므로 2겹으로 설치합니다. 그리고 그 이음매를 퍼티로 메워주고 갈아내어 최대한 평평하게 만들어준 뒤 페인트 작업을 해줍니다.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면 석고보드를 잡아주던 피스나 목재가 노후로 인해 쳐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설2 : 천장 누수/결로로 인한 석고보드 연화
또 예상가능한 원인은 천장의 석고판위로 누수가 됐을 가능성입니다. 석고는 물을 흡수하면 약해지기 때문에 흐물흐물해지면서 휘어지거나 심한경우 찢어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일부분 고정피스와 목재로 만든 상이 쳐졌다면 석고보드 판 모양대로 균열이 갔을 텐데, 사진상으로 봤을 땐, 석고보드가 불규칙하게 '찢어진'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누수 또는 결로로 인한 습기로 석고보드가 많이 약해지면 이런 형상이 나올 수 있습니다.
판매시설에는 천장속으로 여러 설비 배관들이 지나가고, 그 중엔 수도배관이나, 스프링클러배관도 있습니다. 스프링클러도 형식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물이 항상 차있을 수 있는 배관입니다. 실제로 스프링클러 배관의 누수사고도 자주 있습니다. 또는 실내와 천장속 공간의 온도차로 인한 결로로 내부에 습기가 찼을 수도 있습니다.
큰 문제가 없더보이더라도, 원인파악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접근막고 안전점검을 했어야
현장의 사진을 통해 봤을때, 건물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어보입니다만, 백화점은 하루에도 수천명의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입니다. 그렇기에 백화점이 천장균열사실을 인지함과 동시에 확실한 원인파악과 안전사고예방을 위해서라도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안전점검을 했어야하는 것이 맞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자본주의 VS 인본주의
백화점에서는 균열에 대해서 인지한 후, 분명 사람들의 안전과 영업매출을 저울질 했을 것입니다. 결국 큰 문제는 아니라 판단하고 영업을 하는 쪽으로 결정했을 것 입니다. 결과적으로 안전에 대한 우려보다 매출액이 더 크다고 본 것입니다. 자본주의사회라지만 인본주의 정신은 계승해가야 가장 상위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사회는 이미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많은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로 인해 안전에 대한 메뉴얼과 규제들이 많이 생겼지만, 모든 사람이 한마음으로 지키지 않으면 결국 어디선가 다시 똑같은 사고와 아픔을 겪을 수 있습니다.
안전, 각자의 위치에서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최근 건축에서의 안전사고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다들 '무슨일이 일어날지 무섭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안전의 사전적 정의는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이 편안하고 온전한 상태'를 이야기합니다. 요즈음의 우리는 옛날보다 '안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회구성원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조금 더 안전하기 위해 노력할 때, 우리사회는 조금씩 더 안전한 사회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당장 저부터 건축가로서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그럼 모두 안전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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